재개발을 앞둔 어느 지방의 주택 뒷마당 풍경이다.
텃밭이라고 만들어 놓았지만 게으른 주인 탓에 고추, 깻잎, 가지는 서로 뒤엉키고 잡풀에게도 자리를 내어줬다.
주인은 아무 불만이 없다. 한번씩 먹을 만큼만 뜯어가고 슬쩍 둘러본 후 가버린다. 그러고 나면 완벽하게 그들만의 세상이 다시 시작된다. 깻잎과 고춧잎을 파먹던 애벌레는 살이 통통 올라 있다. 그들의평화로운 일상에 한번씩 등장하는 고양이 도 한 일원이다. 이 평화로움은 집 주인이 게으를 수록 오래갈 것이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어여쁜 나비들이 뒷마당에서 가득 춤을 출 것이다.
예쁜 나방이 될거냐 배고픈 새들에게 몸을 내어 줄거냐
애벌레 너가 존재 할 권리있다.
작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