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장을 푼 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낮에는 흐리멍텅한 상태의 그다. 잠도 깰 겸 밖으로 나간다. 집 근처 커뮤니티 파크이다. 거대한 잔디밭을 가진 공원의 구석진 곳에 뭔가 비밀스러운 숲이 있다. 다람쥐 몇 몇이 숲으로 난 철조망 사이를 부지런히 오간다. 그는 비밀의 숲 근처로 다가간다. 작은 골짜기와 관목이 있고 땅들은 바싹 말라 있다. 습한 나라에서 걸쭉하고 야단스럽게 살던 그녀는 느리게 그 풍경을 보고 있다. 시간이 조용히 흐른다.
샌디에고에서 가장 흔한 나무로 보이는 엄청난 키의 유칼립투스(아마도) 아래에는 무수한 이파리들이 흩어져 있고 그 길쭉한 이파리들은 빨갛게 물들어 있다.
몇 개를 모아보니 빨간 닭발이 되었다. 오른발, 왼발이 완성된 후 그 발가락들은 허공에서 흩어진다.
그는 아무래도 좀 더 자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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