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 남도의 전통주 기행의 기회가 있어 가게 되었다.
맨 처음 가 본 운림산방의 진도의 홍주 시연장.
홍주 제작 시연을 하던 초로의 여인,
뒤에 보니 노래도 참 잘하였다.
연신 흐르던 그녀의 땀이 생각난다.
툭 툭 떨어집니다.
초로의 여인 관자놀이 주변의 수많은 땀방울들,
뺨을 타고 주르륵 턱 끝에 머물다가
툭 툭 떨어집니다.
그런데 그 여인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 여인, 앞에 활짝 피어 있는 소치의 모란들에 온통
정신이 빼앗긴 탓이지요.
모란들도 왠일 인지 땀방울들 잔뜩 머금고 있네요.
그러다가 결국엔 그것들도 그 여인의 땀방울 마냥 아래로 아래로
툭 툭 떨어지고 맙니다.
그 여인, 결국 입을 엽니다.
“참으로 오래 기다렸구나.”
그리고 취한 목소리로 노래 한 자락 흥얼거리기 시작합니다.
진도 홍주를 마시며 이런 상상 해보았습니다.
작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