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길은 모호했다.
언뜻 찬란했고
또 유혹적이었다.
구불구불 이 코너만 지나면...
그들이 도착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잠시 누워 낯선 천정을 올려다 볼 뿐.
관세음보살은 작가 자신, 예술가란 존재와 등치된다. 화려하고 관능적인 옷차림에 화관과 영락을 걸치고 있는 관세음보살은 검은 강과 검은 땅 위에, 사창가에. 일상의 공간에 도시에 출몰한다. 갖가지 재앙으로부터 중생을 구원한다는 이 보살을 작가는 예술가란 존재와 겹쳐낸다.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이 일심으로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즉시 그 음성을 관하고 해탈시켜 준다는 관세음보살이란 존재가 오늘날 더욱 필요해서일 것이고 오늘날 예술이, 예술가들이 그런 아픔을 치유하고 보살피고 쓰다듬어주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묻어있다.
방정아 - 관세음보살이 된 화가 중
/박영택(경기대학교 교수, 미술평론)
작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