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또래 혹은 아래 세대에게 종이 신문은 점점 낯설어져 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 검색이 일상화 되어가고 있는 게 아마 그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기존 언론에 대한 회의감이 더해져 인터넷 언론이나 팟캐스트로 눈을 돌리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종이 신문이라는 게 묘해서 종이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헤드라인을 대충 보더라도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전체적인 맥락이 파악되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종이 신문이 역할을 다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근래 부산일보 '부산이 아프다'라는 석면 관련 인터랙티브 기사는 '조간 부산일보'의 나갈 방향을 미리 제시한 것 같아 좋았다. 특히 챕터별로 클릭할 때마다 보이는 의학 동영상이나 피해자 인터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런 기사는 지역 신문의 역할과 종이 신문의 한계 극복이라는 좋은 예가 될 터이다. 조간으로 전환하는 부산일보 지면을 통해서도 이런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길 기대한다.
아울러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입장에서 한마디 보탠다면, 지역의 예술이 다른 문화 장르, 생태주의, 인문학과 교차하고 만나는 것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기획 기사가 많았으면 한다. 이러한 시야 확장을 통해 지역 문화의 한계도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 역시 인터랙티브 기사 양식이라면 재미있을 것이다.
작업이 막 무르익으려는 오후의 시작 무렵, 문밖 종이 뭉치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부산일보 도착했으니 지금이 3시쯤인 모양이군"하며 중얼거리곤 했던 시간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