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월의 따뜻한 날
우리 가족은 가덕도 산행을 한다.
일반적인 코스가 아닌 어느 한적한 마을을 가로지르는 길을 택한다.
컹컹 부지런히 짖는 멍멍이를 뒤로 하고 마을을 막 벗어났을 때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아지랑이다'
'안개인가?'
'...지열 인데.'
내가 아지랭이를 직접 본 적도 없었지만
막 우기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하얀 김이 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 신기해하고 감격하며 그 자리에 머물며 사진도 찍고 법석을 떤다.
다시 산행을 시작하노라니
향긋한 피톤치트의 내음이 우리 가슴을 쏴 하게 한다.
하지만 작년과 다르게 재선충에 희생된 소나무가 너무 많다.
이젠 가덕도는 예전의 한가로운 모습이 아니고 있다.
부산과 이 섬을 잇는 다리 공사가 한참이다.
곧 정취어린 뱃길도 끊어질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