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왼쪽;산굼부리 가운데;비자열매 오른쪽;김녕해수욕장
11월 초순 전시가 있어 제주도에 갔었다.
경비행기를 타고 아슬하게 도착한 제주도에서 오픈식까지 한나절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출발전에 사전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산굼부리-비자림-김녕해수욕장의 코스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일전에 TV에서 본 곶자왈을 가고 싶었으나 시간적으로 무리가 있어
다음 기회로 미뤘다.
내가 선택한 코스는 일반버스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에 있는지라 과감히 택시를 대절했다.
한라봉 농사도 겸해서 하신다는 기사아저씨는 내 여행목적을 아시고는 내가 촬영하느라 지체하거나 해도 여유있게 기다려주셨다.
공항에서 출발해서 제주 북동지역으로 가는 길에 '다음'회사 건물도 볼 수 있었다.
한적한 숲에 ,소박하지만 튼튼해 보이는 건물이 괜찮은 느낌을 주었다.
처음에 들른 화산 분화구인, '산굼부리'.
안개가 많아 망원경으로 보아도 제대로 관찰이 안되었다.
가마솥처럼 푹 파인 분화구 속엔 다양한 생물들이 모여 산다고 했다.
물론 그 속엔 갈 수 없었고 멀리 전망대에서 그들의 자그마한 재잘거림 정도만 느낄 수 있었다.
동쪽으로 쭉 더 가다보니 '비자림'이 나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이 근처에 있고 그가 만든 산책코스가 지금의 관광코스가 되었다.
천년이 된 이 대단한 숲은 아름드리 고목들이 넝쿨들과 어울어진 특이한 원시림이었다.
40분 가량 산책코스로 만든 이 길은 마음 급한 사람들에겐 딱인 코스였다.
마침 떨어진 비자 열매가 있어 주워 껍질을 까니 향긋한 귤 냄새가 났다.
시간이 꽤 흘러가고 있었다. 서둘러야 했다.
흐린 날씨였지만 바람이 거의 없고 공기도 따뜻했다.
제주 북서 지역 협재해수욕장의 비취빛을 잊을 수 없었던 나는 또 다른 비취빛을 찾아 김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철 지난 해수욕장은 나름 쓸쓸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도 모래가 고와 잘 날아 간다는 이유로 백사장엔 모래 날림방지 검은 천이 곳곳에 씌어져 있었다.
용암으로 된 바닷가 바위는 틈틈이 갈라져 그 사이로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하얀 모래와 비취빛 바다 앞에서 난 한참동안 디카와 캠코더로 그들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