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새끼 기러기
재료; acrylic on canvas
크기; 17.8×25.7cm
제작연도; 2009년그가 잠시 머무는 아파트 안에는 언제나 그의 시선을 피하는 아이가 있다.
외모 상으로는 한국인으로 보이나 늘 이곳나라 아이들과 다니며 능숙한 영어로 떠들면서 지나기 때문에 정확히는 그 아이가 한국아이인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공동 세탁실에서 다시 그 아이를 보게 되는데 그날따라 세탁기가 모두 가동되는 중이고 마침 그 아이는 세탁물을 꺼내고 있었다. 세탁물을 가득 안고 기다리면서 보는 그 아이의 뒷모습이 왠지 외로워 보인다고 그는 느낀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후드잠바 모자까지 썼지만 또한 반바지에 조리를 신고 있는 종아리는 갈색 빛으로 많이 그을려 있다.
그 아이는 기다리는 그를 의식했는지 좀 서두르면서 세탁물을 꺼내 가지고 간다.
건조기 안에는 그 아이의 양말 한 짝이 남아 있다.
그는 너무도 당연하게 한국말로 "여기 양말 한 짝! " 하고 건네준다.
그 아이는 별 말 없이 양말을 받아가지고 뒤돌아 나간다. 작은 새끼 기러기가 휘리릭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