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의 금지(대안공간 풀)
발굴의 금지16.Apr.2011 - 26.Apr.2011 2011. 04. 16 - 26
개막 2011. 04. 16 토 오후 6시
동참 작가
강동형, 강홍구, 고승욱, 권순영, 권용주,
김경호, 김기수, 김상돈, 김송희, 김용익,
김유인, 김은진, 김지곤, 김지영, 김진기,
김진주, 김학량, 김형석, 김흥구, 남상수,
리금홍, 박수진, 박용화, 박찬국, 방정아,
배종헌, 백현주, 안현숙, 양철모, 연미,
연미미, 옥정호, 용해숙, 유희, 이기수,
이나나, 이수영, 이재환, 이제, 이주호,
이지영, 이태석, 이해민선, 이희인, 임흥순,
정기훈, 정두리, 정원연, 조습, 조은지,
조지은, 조동환&조해준, Zian, 채우승, 최원준,
하명수, 허선영, 허윤희, 홍철기, 홍현숙,
황세준 (총 62명)
사단법인 아트 스페이스 풀(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56-13)
www.altpool.org Tel. 02.396.4805
홍보협조_ 동물사랑실천협회(www.fromcare.org), 동물학대방지연합(www.foranimal.org)
지난 한해 구제역으로 사라진 동반 생명체들의 넋을 위로하고, 마음에 깊은 상흔을 입으신 분들의 통증을 나누고자 미술인들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슬픔을 삭히는 동시에 우리는 인간의 오만에 분노하고 비겁한 어리석음을 속죄합니다.
우리는 지난 해 347만 마리가 넘는 우제류와 600만 수의 조류를 “살殺처분”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식 확인된 수로만 4천 여개에 달하는 매몰지에 “발굴의 금지”라는 팻말을 세웠습니다.
매몰지는 절대 타자인 동물을 정복하고 존립을 찾으려는 인간의 나약함과 비겁함을 파묻은 곳입니다. 인간은 “살처분” 이후 “발굴의 금지“라는 또 한 번의 언어도단으로 그 나약함과 비겁함을 성찰할 기회조차 스스로 봉쇄시켰습니다. ”발굴의 금지“는 대한민국 헌법의 가축전염병예방법 24조에 따라 가축의 사체 또는 물건을 매몰한 토지를 향후 3년간 발굴하지 못하게 한다는 공식 조치입니다.
어느 시절의 삶과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 문화적 양식입니다. 지난 한 해는 “살처분”이나 “발굴의 금지”와 같은 말의 타락 속에 인간이 동반 생명체들을 “처분”하고 이것을 공공연히 용인해 온 수치스러운 일 년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명에 맞는 양식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문명의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고, 그 가능성을 타진해야 할 시점입니다. 공적인 슬픔과 분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슬픔과 분노를 공의公義로 세우는 것은 일단 작가들의 몫입니다.
지난 3월부터 더 이상 늦기 전에, 개개인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나마 뜻을 표하자는 움직임이 작가들 사이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비영리 미술공간인 종로구 구기동의 풀이 장소를 제공하고 진행을 담당하기로 하면서, 한 달 만에 20-6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 작가 62명이 모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자괴감과 속죄의 마음으로 홀로 작업해 두셨던 작품을 즉시 가져오신 작가들도 많았습니다. 공간을 가득 채운 70여점 이상의 작품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위로와 슬픔, 분노, 자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발굴의 금지>전 개막 위령제
“허공의 길에 지은 집”
일시 ㅣ 개막일(2011. 04. 16. 토요일) 당일 6시
장소 ㅣ 아트 스페이스 풀(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56-13)
진행 ㅣ Zian, 홍현숙, 이수영, 박찬국 외 전시 참여작가 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