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이 전시에 출품한 내 작품 '없으면 됐고요.'입니다.
전시명; 어느 멋진 날- 김유신, 방정아, 설종보
기간; 2006.6.30~7.6
평범한 일상 범상한 미학
김유신·방정아·설종보 초대 부산 롯데화랑 '어느 멋진 날'전
다음은 7월1일자 부산일보 기사입니다.
대나무 숲,시골 마을의 풍경,찜질방…. 어디서 한 번은 본 듯한 장면들이다. 평범한 삶의 풍경들이지만 그 속에 일상의 미학이 잔잔하게 흐른다.
6일까지 롯데화랑 부산본점에서 열리는 기획전인 '어느 멋진 날'전은 정겨운 삶의 풍경 속에 어우러진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김유신(한국화),방정아(영상,서양화),설종보(서양화) 등 3명의 작가가 회화,애니메이션 영상 등 20여점을 냈다.
'자연 앞에 서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하는 김유신. 그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얻는 심리적 안온감과 외부 세계와의 교우를 섬세한 필치로 보여준다. 작품 '울산 십리대밭'을 보면 작가로 보이는 한 인물이 대밭 앞에 서 있다. 대밭 앞에 안개가 스며들며 서정적인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게 한다. 경남 남해 편백나무숲,창녕 우포늪 등 자연 속에서 느낀 근원적인 감동을 재현한 작품들도 걸려 있다.
방정아는 평범한 일상을 번득이는 직관력으로 건져 올린다. 찜질방에서 땀 흘리는 여자,차창 밖에서 우연히 바라본 거리 풍경,광안리 바닷가에서 비둘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남자,길거리에서 강아지를 파는 할머니. 그의 작품들은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익숙한 풍경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 옆에 일기처럼 단상을 적어 놓음으로써 일상의 생생한 모습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같은 사물을 다른 관점으로 파고드는 특유의 통찰력이 무료한 일상보기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설종보의 작품은 도시인에게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집으로 가는 길'을 보면 시골 마을 밤하늘에 휘영청 둥근 달이 떠 있다. 한 여인이 머리에 광주리를 이고 가고 아이가 그 앞에서 등을 들고 길을 밝힌다. 한 남자가 길의 반대쪽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다. 인물들의 모습이 모두 평온해 보이고 미소를 머금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애정어린 시각으로 재탄생한 풍경과 따뜻한 사람들의 모습은 현대인의 잃어버린 서정성을 일깨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051-810-2328. 김상훈기자 ne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