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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 개인전 기사(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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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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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아 개인전 19~26일 갤러리 강 

결혼하고 애낳고, 생활속의 체험 일기장처럼 그려 

2000/02/19 


방정아.서른 세살의 주부이자 세살배기 아이를 둔 엄마.그의 일상은 밥짓기 빨래하기 애보기 따위로 숨가쁘게 돌아간다.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다.그림.그는 예사롭지 않은 화력을 갖춘 30대 작가의 한 사람이다.그림이 더해진 일상은 당연히 더 팍팍하다. 
그의 화력은 그 벅찬 일상에 젖줄을 대고 있다.소소한 생활의 파편들,이를테면 음식찌꺼기통을 집어들거나("길들여지지 않는 것") 우는 아이를 달래거나("얼떨떨해요") 임신한 몸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숨찬 교감") 장면들을 화면에 담는 것.결혼하고 애낳고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체험들을 그는 빠른 붓놀림으로 일기장처럼 솔직하게,때론 천연덕스럽게 드러내보인다.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그는 씁쓸한,나른한,서글픈,너무 사소한,그냥 스치기 쉬운 일상의 순간에서 "사람을 가두고 옭아매고 억누르고 흔들어대는 폭력"을 들춰낸다.가벼운 일상에 가볍지않은 반문을 던져 삶을 되돌아보게하는 그의 그림은,그래서 보는 재미와 더불어 "발상의 전환""일탈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가 19~26일 부산대앞 갤러리 강에서 개인전을 꾸민다.93,96년에 이은 세번째 전시.지난해 서울 전시에 선보였던 작품들을 부산관객앞에 펼쳐놓는 자리다.전시장에는 지난 3,4년간 그리고 다듬었던 평면 입체 부조 등 20여점이 나왔다.작가는 저마다의 일상에 허우적대는 사람들,가랑이를 쫙 벌린 채 물살을 헤치고 있는 사내,내려오는 길을 잃은 등산객,발등에 상처가 난 사람,기어가는 바퀴벌레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화가 자신 등을 아크릴화 종이부조 지점토 등으로 형상화했다. 박영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