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아_2013_걸걸한 목소리_Acrylic on canvas_130.3×130.3

김밥을 사러 간 분식점에서 우연히 보게 된 호통 치는 여인과 얌전히 앉은 남자의 모습이다. 조금은 어려보이고 기가 죽은 남자에게 호통치는 여자의 모습이 낯설고 생경해서 그리게 됐다는 작가.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전도된 또 하나의 일상이다.

부산의 여성 작가 방정아는 보편적 미가 아닌 생경하고 독특한 미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른바 '낯설게 하기' 전략. 작가는 경험에서 시작된 일상의 풍경을 이미지화한다. 낮은 채도와 조도는 보편적 암울함을 전제하는 듯하나 등장인물의 가감 없는 표현과 솔직한 묘사는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한다.

미부아트센터의 기획전 '키워드 부산미술'의 한 작품이다. 협력큐레이터 5인이 각각의 키워드를 가지고 작가를 추천해 부산미술의 면면을 소개하는 전시다. 키워드와 작가는 '형상(이영준)-김정명 노원희 정철교 심점환', '여성(김재환)-방정아 이선경 김난영', '공동체(서상호)-구헌주 김경화 나인주 이동문', '뉴미디어(김만석)-서평주 김성연 송진희 정만영', '출향(김준기)-성동훈 안종연 이종빈' 등. 다음 달 8일까지 부산 서구 암남동 미부아트센터. (051)243-3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