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기도미술관 2층 전시실
기간 2008.10.01~2009.01.04
주최 경기도미술관
방정아 개인전 <세계>는 대안공간 풀이 2008년의 화두로 내놓은 ‘회화의 재발견’ 시리즈 중 첫 번째 전시이다. ‘회화의 재발견’은, 회화가 현실을 봉합하는 매끄러운 유희로 소비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의 균열을 응시하는 좀 더 진지한 가능성을 향해 열린 매체가 될 수 있는 지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방정아는 이번 개인전에서 자신이 사는 동네의 재개발 예정지, 텅 빈 옥상, 공원의 계단, 버려진 뒷길 등 비어 있는 모퉁이 공간에 관심을 돌린다. 얼핏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들이지만 무심한 풍경의 한쪽 구석에는 잔상처럼 깜박이는 작은 존재들이 있다.
방정아의 작업 속에는 하나의 세계가 있다. 아니, 무수한 세계가 있다. 텅 빈 풍경을 담고 있는 지구의 구석들이 있다. 이 풍경들이 텅 비어 있는 이유는 아무것도 없어서가 아니라 시점의 분열이 일어나지 않으면 거기서 의미있는 것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밤무대에 청춘을 바친 어느 무명가수는 자신과 너무나 닮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기에 더 스산함으로 다가오는 재개발 예정지의 뒷골목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허름한 담장 밑의 나무 속에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작은 애벌레들이 있다. 땅 속에서 무섭게 올라오는 녹색의 유독가스는 우리의 눈에만 보일 뿐 그 옆에서 그것을 외면하거나 적어도 외면하는 척 하는 등장인물의 논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 세계는 단순히 공포스러운 것도, 단순히 무심한 것도 아니며 결국 둘 다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현란하다면 현란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채도가 낮은 색채들은, 마치 홀로그램의 효과처럼, 어떤 각도에서는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키지만 또 다른 각도에서는 공허를 붙들어맨다. 방정아의 <세계>는 이 둘 어느 쪽도 아닌, 그 사이에 있다.
조선령
There is a whole world in the work of Bang Jeong-ah. Or, Perhaps there are actually multiple worlds. The corners of the earth catch varied snapshots of hollow landscapes. These landscapes are not literally empty, but it is impossible to discover anything significant without splitting the visual viewpoints. Ansapiring, but under-achieving B-level singerwanders around a forlorn reconsstruction district that seems to share things in common with him. [...] Bang's world cannot just be determined as something horrible, but is also something kind of indifferent. Inshort, it depicts things in both a horrible and indifferent way. Bang's use of exuberant, but low saturated colors, makes our heart race in one aspect like the effect of a hologram and in another way freezes a sense of hollowness. Althrnating between two ends of the spectrum, Bang's world fully belongs to neither of them.
Excerpt from Review by Cho Seon r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