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간 | PERIOD
2020.01.21-2020.02.20 (일요일, 공휴일 휴관)
전시장소 | PLACE
예술지구p ADP_1관 오프닝
OPENING 2020.01.21 (화) Free Open
참여 아티스트 | ARTIST 방정아
이번 예술지구 p에서의 전시는
2018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에 출품했던 작품 9점 중 7점입니다. 이 작품은 2018년 2월부터 8월까지 대형천에 폐크레파스로 작업한 것입니다. 초반작업을 여기 예술지구 p전시장에서 하면서 2명의 작가(전미경, 하미화)가 도움을 주었고 그 밖에도 그 기간동안 여러작가와 고교생도 점 찍기 작업을 함께했습니다.
작품들의 크기가 너무 커서 비엔날레 이후 다른 지역에서 공개를 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에서 여러 여건상 보여 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작업을 시작했던 이곳 예술지구p 에서 다시 전시를 갖게 되니 묘한 기분이 듭니다.
비엔날레 전시 설치 과정에서 작품의 테두리가 여기저기 상하게 되었는데 이번 전시에서 굳이 그 상태를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그렇게 되어가는 모습이 이런 형태의 작품에게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크게 두가지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영광핵발전소 근처 풍경을 그린 <12개의 돔>,
그리고 내가 만났던 여러 뒷모습들을 그린 <뒷모습>입니다. 미세먼지와 함께 여러 모습들이 연상되나 2016년 촛불집회에서 보았던 수 많은 뒷모습들과 겹칩니다.
<12개의 돔>, 2018
이제 원전 문제는 일국의 차원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로 이해되어야 한다. 3.11 이후 동아시아의 원전은 긴급한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의제가 되었지만, 여전히 원전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않은 상황이다. 작가는 원전이 경제적인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을 피하고 삶 전체를 관통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파악한다. 이때문에 영광 원전 답사를 통해서 작가는 삶-생명이 생애사적 주기의 자연적 순환 과정에 따라 이루어질 것인지, 원전으로 인한 절멸로 나아갈 것인지 사이에서 사람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포착해 제시한다.
원전(돔)과 무덤(돔)의 대비는 ‘죽음의 형식’이 그저 끝이 아니라 삶의 영역임을 엿보게 한다.
-글. 김만석-
<뒷모습> 연작 1-8 , 2018
사람들의 뒤(혹은 등)는 스스로 좀체 만나기 어려운 영역가운데 하나다. 그렇지만 뒷 모습은 가장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공간적 조건이 있다. 바로 시위에 참여했을 경우이다. 나의 뒤가 너의 앞과 만나는 접촉면을 형성하는데. 이때 ‘뒤’는 ‘나’의 얼굴이 된다. 함께 걷기 위해서 나의 뒤는 따르는 사람의 앞과 말을 주고 받아야 하며 속도나 방향, 흐름, 소리, 느낌, 분위기를 전하기도 해야한다. 물론 뒷 모습이 매번 시위에서만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 경험 안에서도 우리는 ‘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산책의 순간이나 하나 혹은 둘, 셋 이상이 모여 걷는 뒤가 있을 때도 종종 그러하다.
-글. 김만석